우리는 목포에서 하룻밤을 청한 뒤 해남으로 향하기로 했다.

그나마 가까운 볼만한 곳이라 생각했고 살면서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땅끝'을 가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결론은 '땅끝마을'로 향하자는 것이었다.

오늘 하루 이동해야 하는 거리가 약 90km로 상당했기에 찜질방을 서둘러 빠져나왔다. 

 

 

목포에서 아침은 다시 평화광장으로 와서 편의점 라면과 삼각김밥이다.

라면과 삼각김밥을 신속하게 먹은 뒤 영산강 하구둑을 건넌다.

 영산강 하구둑 옆으로 또 4대강 길이 펼쳐져 있다. 하지만 우리가 목표로 하던 곳과는 다르기 때문에 우리는 영상강 하구둑을 건너 전라남도 영암방향으로 달린다.

 

 

 

영산강 하구둑에 도착하니 바람이 무지막지하게 분다.

아산만 방조제도 그러했고, 금강 하구둑도 그러했고 바다와 강이 인접하는 곳에 가면

바람이 미친듯이 불어닥친다. 시원하게 부는 바람으로 인해 잠시간의 더위는 잊은 채 영산강 하구둑 앞에서 사진을 찍는다.

 

영산강 하구둑을 지나 정신없이 달리다 보니 해남 경계에 다다른다.

그날 달려야 하는 거리가 상당했기에 우리는 무작정 달린다. 1시간 가량을 달리고 10여분을 쉬면서 물과 양갱으로 영양보충을 하며 달렸다.

 

 

 

이 표시가 나오고 실제로 우리는 굉장히 기뻐했지만 이 표시는 그저 우리가 가고자 했던 목표의 절반이었음을 해남 땅끝마을에 도착하고 나서야 알았다.

 

땅끝해남이라는 이정표를 뒤로 하고 한참을 달리니 해남시내가 보인다.

우리는 해남시내에 들러 점심을 먹기로 했다.

점심을 든든히 먹어야 남은 거리를 잘 달릴 수 있을 것 같아

근처의 추어탕 집으로 점심을 먹으러 향했다.

 

 

해남 군청 뒤쪽에 위치한 추어탕 집이었다.

추어탕 집에서 나온 반찬들과 추어탕이다. 역시 추어탕이라는 보양식을 먹으니 괜스레 힘이 나는 것 같다.

 

 

더군다나 고추와 양파 각종 반찬들이 아주 싱싱하고 맛이 좋았다.

추어탕은 더할 나위없이 맛있었다. 시장이 반찬이라는 말처럼

2시가 넘어간 후에야 점심을 먹었기 때문이었다.

 

 

추어탕을 먹고 재빠르게 이동한다. 우리가 목표로 하는 곳과 해남 군청은 어느정도 거리가 있기에

나오자 마자 무작정 또 달린다. 달리다 보니 어느 새 또 다른 이정표가 나온다.

이게 진짜 땅끝마을인가 라는 의심이 든다.

네이게이터를 살펴보니 진짜 얼마 남지 않았다.

해남 중에서도 금강리가 아마도 진짜 땅끝마을 근처인인 듯 싶다.

 

 

 

진짜 땅끝마을에 가까워졌단 느낌을 받고 또 열심히 달리기 시작한다.

아직은 해가 쨍쨍하게 비치는 듯 보이지만 해는 어느덧 1시간 40여분 정도면 지평선 너머로 넘어갈 듯 보였다.

 

 

 

달리다 보니 어느새 우리는 마을에 다다랐다. 마을 뒷편을 바라보니 저 멀리 바다와 함께 갯벌이 보인다.

 

 

 

마을 입구(해남군 송지면 중리마을)에 세워져 있는 정자와 조그만 어선

마을 입구를 지나니 갈라지는 바다 조개체험장이 보인다.

우리가 도착했을 때는 마침 물이 빠지던 때라서 그런지 저 멀리 까지 보이는 갯펄로

조개를 캐는 한무리의 마을 주민들이 보였다.

 

 

 

밀물때는 물이 차 오르고 썰물때는 물이 빠지는 것만 한 없이 보고 있더라도

자연의 신비가 참으로 대단함을 느낀다.

 

내가 사진을 찍은 뒤편으로 바닷물이 갈라지는 모세의 기적같은 현상이 일어나는 곳이다.

중도와 죽도 사이에 신비한 바닷길이 열리는 곳이다.

바라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신기하고 아름다운 광경이었다.

 

 

드디어 도착했다. 이제는 리얼 땅끝이다. 목포에서부터 진짜 땅끝까지 달리느라 힘이 들었다.

 

요 며칠간 그렇게 바라고 바라던 진짜 땅끝마을의 표시 '아~ 땅의 시작~희망의 땅끝~!'

 

 

땅끝마을 길에서 사진을 찍어본다. 땅끝마을에 가보니 나름 편의점도 있고 좋았다. 사실은 편의점에서 맥주한캔을 사 먹으러 가려했다. 하지만 송호 해수욕장에서 한 밤을 묵으려 했기 때문에 다시 이동하며 돌아가는 길에 아주 후회스런 짓이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송호 해수욕장에서 이 곳 땅끝마을까지 솔재같은 고개를 하나 넘었어야 했기 때문이었다.

 

다시 고개를 넘어 송호 해수욕장으로 돌아왔다.

우리는 송호 해수욕장의 해변근처에 텐트를 치고 내부정리를 대충 한다.

 

조용히 한 상태에서

소리를 키우고 들어야 조용하게 부딪히는 파도소리가 들린다.

짐 정리를 다 하고 바다바람을 마시며 맥주 한캔씩을 마신다.

저 멀리 보이는 고즈넉한 불빛과 고요한 파도소리만 들리는

땅끝 송호해변의 송호 해수욕장에서의 하룻밤이 그렇게 지나간다.

 

Posted by 전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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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자전거 여행 후기 목포 2

 

위에 언급한 나머지 목포 자연사 박물관, 문화 예술회관, 생활 도자 박물관, 문예역사관 등은 다 입장료가 있었기 때문에 우리는 입장료가 무료인 해양유물 전시관으로 향했다.

 

한달 동안 다닐 거기 때문에 자잘자잘하게 돈을 쓸 여력이 없으므로....입장료 무료로 고고씽~!

 

 

 

해양 유물 전시관에서 찍은 사진들 입구에서 찍은 사진 햇빛이 너무 뜨거워서

얼굴은 찡그리지만 즐거워하는 모습

 

 

무슨 배인지 모르겠으나 전라남도 목포 인근 지역에 해양유물이 많이 발견되었고,

또 역사적으로 이 배를 만들어서

무역과 배의 교통수단이 활발했다는 것을 알려주는 배의 모형이다.  

 

 

 

바다 갯벌 가운데서 1970년대인지 1980년대에 토지개발을 하다가 발견된 유물들이라고 한다.

밑에 있는 도자기는 실제로 도자기는 아니고 모형이지만 백자가 아주 흔하게 발견될 만큼

옛날 목포 인근은 해양무역이 활발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아주 귀품스러운 전시물들이다. 진짜인줄 알고 찍었는데 원본인 진품은 모두 서울에 있는 국립박물관에 보관되어 있고 발견된 진품과 똑같은 모형의 모조품들을 전시해 놓은 것이다.

 

자기에 문외한인 나같은 사람이 보면 진품인 줄 알 것이다.

 

 

 

내부 구경을 마친 뒤 밖으로 나와 앞에서 사진을 찍는다.

밑에 보이는 것은 그 옛날 돛으로 쓰이던 물건이다. 지금의 돛은 쇠로만 만들어져 있지만 그 옛날 돛은

거대하고 무거운 나무와 쇠로 만들어졌다.

 

 

 

 해양유물 전시관 구경을 다 한 뒤 밑으로 내려오니 옛날 쓰이던 실제 배들이 전시되어 있다.

지금은 쓰이지는 않지만

실제로 바다에 나갈 때 사용되었던 나룻배나 거대한 목조선이다.

 

 

 

우리나라 같은 경우 조선술이 상당히 발달하고 또 세계 어느 나라를 가도 요즘의 배는 쇠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나무로 만든 배가 어디까지 쓰이나 라는 생각이 들지만

그 옛날 시절에는 오직 나무로 만든 배로도 풍랑을 잘 견디고 각종 무역을 활발히 하는 등

우리나라의 해상에서의 지위가 어땠음을 느낄 수 있었다.

 

자연사 박물관 옆에 갓바위가 있었기에 갓바위로 신속하게 이동을 한다.

 

 

 

 

 

살면서 처음 본 갓바위다, 정말 생긴 것이 갓쓴 남자 머리처럼 생겨서

갓바위라고 불리우는 구나라는 느낌이 든다.

 

 갓바위 밑에는 멸치인지 뭔지 모를 작은 생선들이 수도없이 돌아다니는 것을 관찰 할 수 있었다.

낚시꾼이 있다면 그냥 잡아 먹었을지도 모를만큼 물고기가 많이 돌아다닌다.

또 갓바위 인근은 바닷물이 맑아서 밑이 훤히 보인다.

 

 

 

 해가 중천에 떠 있을 무렵 바다의 모습은 정말 아름답다.

햇빛이 바다에 비쳐 바다가 금빛무늬를 일으키며 반짝인다.

 

 

 

위에 찍은 사진과 비슷한 위치에서 해가 질 무렵 찍은 바다의 모습이다.

이번에는 아까와는 다르게 해중 산마루로 넘어가려 하기에 노을진 바다의 모습도 꽤나 아릅답다.

정열적인 붉은 빛과 수줍은 미소를 띄는 샛노람이 어울려 바다 물을 거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해가 질 때 쯤이면 밀물과 썰물에서 썰물로 바뀐다는 사실을 직접 관람하고나서야 알았다.

 

 

갯벌에 물이 빠지니 아까는 보이지 않던 배들과 아낙들이 보인다.

 

 어업에 종사하는 주민들이 썰물때 물이 빠져서 갯벌이 드러나자 게와 조개들을 잡으러 펄로 나왔다.

갓바위를 보러 갈 때는 물이 차 있었고 그저 바다가 아름답구나라는 생각 뿐이었는데

물이 빠진 그 짧은 시간동안 치열한 삶의 현장을 바라볼 수 있었다.  

우리는 갓바위까지 다 본 후 남는 시간을 활용하여 또 다른 목포의 볼거릴 찾았다.

 

 우리가 찾은 곳은 바로 이난영 공원이었다.

이난영 공원은 목포의 눈물을 부른 가수인 이난영이란 사람을 기리기 위해서 만든 공원이다.

사실 가 봤지만 공원이라고 불리우기엔 다소 거리감이 있었고,

그냥 산책로 정도라고 하는 편이 맞을 것 같았다.

 

 

공원에 도착하니 목포의 눈물이란 노래가 흘러나온다. 무심코 흘러나오는 노래에 귀를 기울이며

벤치에 앉는다.  내 시대때 사람들은 또 잘 들어보지 못해 익숙하지 못한 노래이다.

나는 이난영공원이 약간 소양강 공원과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춘천의 소양 2교 옆에 가면 아주 거대한 소양강 처녀상이 있고, 소양강 처녀상 근처에 있는 어떤 버튼을 누르면 잔잔한 듯 애절하게 '소양강 처녀'가 흘러 나온다.  

 

해가 질 무렵에 맞추어 우리는 신속히 목포의 눈물이 애잔하게 흘러나오는 이난영공원을 빠져나왔다.

다시 갓바위 근처로 온다.

 

 

목포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다는 평화공원으로 돌아왔다.

야경이 아주 멋진 평화공원 야간 분수쇼를 보기 위해서였다.

평화공원에 도착하니 사람들이 아주 많다. 사람들의 면면을 살펴보니 관광객도 있지만 대부분이 이 곳 근처에 사는 주민인 듯 싶다. 삼삼오오 자전거를 타고 롤러 브레이를 타고 세발 자전거를 타는 어린아이와

유모차를 끌고 나온 부모들까지..한가족인 것 같은 사람들이 더 자주 보인다.

 

  

 

하지만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분수쇼는 보지 못했다. 우리가 마침 갔던 때가

세월호 사건이 터진 지 얼마 안되어서 각종 축제 및 행사 쇼 같은 것들을 지양하던

시기라서 그런지 그 주에 해야 했을 분수쇼와 노래행사를 하지 않는 것이었다.

 

 

 

아쉬움을 뒤로한 채 목포 평화광장의 한가운데 서 있는 애꿎은 분수만 파노라마 전경 사진으로 찍어

그날의 일상을 기록으로 남긴 뒤 숙소로 향했다. 숙소는 어김없이 찜질방~!

 

Posted by 전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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