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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1.21 GOP 공포체험 이야기-군대괴담...

군생활을 하던중 겪었던 이야기입니다. 저는 GOP에서 군생활을 했습니다.
 
GOP에 투입된 후 처음으로 낙뢰가 치고 비바람이 몰아치던 날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상급부대에서는 GOP밀조(밀어내기 근무)를 그만두고 간부 조편성하에 순찰만 하라는 지시가 지내려왔습니다. 

저는 마침 순찰시간이라 상관이 없었지만 소대장은 취침시간이었기 때문에 굉장히 피곤할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군다나 투입된지 얼마 되지 않아 적응기간이 꽤나 길 수 밖에 없는 GOP의 생활이  무척이나 힘들었던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5월중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전방은 고지대라 그런지 이상하게 비도 많이 오고 바람도 많이 불고 특히나 낙뢰가 많이 칩니다. 저는 지시를 받고 다시 막사로 올라왔고 소대장은 막 잠에서 일어난 듯한 얼굴로 순찰을 나가자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이에 응했고 우리둘은 실탄을 한발씩 장전을 하고 다시 철책에 투입되었습니다. 철책에 투입된 후 분진점에서 저와 소대장은 갈라졌습니다. 

저는 맨처음에 좌측으로 그리고 소대장은 우측으로 이동하였습니다. 우리 둘은 서로 좌측끝과 우측 끝에 가서 막사로 연락을 해 본 뒤 다시 이상이 없음을 알고 다시 통신선을 빼 내고 가운데로 모였습니다. 가운데인 분진점에서 다시 둘은 우측으로 이동했습니다. 

우측 끝에는 대기초소라고 해서 근무와 순찰을 돌다가 잠시 쉬면서 경계를 할 수 있는 초소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헌데 이 대기초소에서는 소대원들이 길게 머무르지 않는 일종의 특징이 있다는 것을 나중에 알았고 머무르더라도 잠시 잠깐 앉아서 눈을 붙이는 새우잠도 자지 않는 특징이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 초소가 61번 초소였는데 지금부터 61번초소라고 하겠습니다. 

이유인즉슨 61번 초소에서는 엎드려서 새우잠을 자거나 잠깐 졸때마다 소대원들이 모두 가위에 눌렸기 때문입니다. 저도 나중에 순찰을 돌다가 이 초소에서 머무를 때 새우잠을 조금씩 청하곤 했었는데 잠을 자려고 할 때마다 가위에 눌린걸 경험했습니다. 

이상하게도 잠을 청할때면 하얀소복을 입은 여자 귀신이 나타나는 겁니다. 하얀 소복을 입은 여자귀신은 머리가 허리까지 내려오곤 했습니다. 그리고 얼굴이 머리에 가려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런 모습을 서너차례 본 뒤 얼굴이 궁금했습니다. 

얼굴을 아무리 보려고 노력해도 이상하게 보이지 않는 겁니다. 항상 얼굴을 보려하기 직전에 잠에서 깨어났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가위에 또 눌린 것을 경험하고 얼마나 무섭게 생긴 귀신인지 보기 위해 얼굴을 보려고 노력해보니 아주~나중에 보였습니다. 얼굴없는 처녀귀신이라는 것을요.. 

그런데 그것을 저만 경험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소대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모두 비슷한 점이 있었던 겁니다. 가위에 눌리는 것과 머리가 길은 여자귀신이 나타난다는 것이죠.. 

소대장과 저 포함 소대원들은 그래서 이 라면만 먹고 쉬면서 있었지 근무가 끝날때까지 선잠 같은것도 이 61번 초소에서는 자지 않았습니다. 

여하튼 저와 소대장은 거친 비바람과 낙뢰로 인해 으스스함이 느껴지는 순찰을 마치고 61번 초소에서 쉬게 되었습니다. 소대장과 저는 간략하게 이야기를 마친 뒤 다시 부소대장인 저는 분진점이 있는 우측방향으로 소대장은 다시 좌측을 천천히 돌고 후방전술도로로 이동을 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후방도로는 전술도로이기 때문에 빛같은것이 전혀 없습니다. 전등도 없고 그래서 길을 걷고 있으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야간 근무간에는 또 전등을 키는 것이 금지가 되어 있고요..

저는 이에 흔쾌히 응했고 다시 좌측으로 이동하여 분진점에 다다랐습니다. 순찰간에 특별한 장비의 파손이나 철책의 손상이 없음을 알고 분진점의 계단을 따라 이동하였습니다. 한시라도 빨리 막사로 이동하고 싶었던 저는 힘들었던 순찰을 뒤로 하고 빨리 막사로 가기 위해 빠른 걸음으로 이동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후방도로와 분진점이 만나는 곳에서 소대장을 만났습니다. 그리고는 소대장에 저에게 갑자기 이 말 한마디를 던지는 겁니다. “어? 부소대장? 왜 거기에서 와? 지금 나하고 같이 이야기하면서 계속 걸어 왔잖아?”라고 말입니다. 

그리고는 제가 어이가 없어서 “무슨소리하는 거야! 나 지금 아까 당신하고 헤어지고 분진점에서부터 계속 올라왔는데......”라는 말과 함께 소대장은 뒤를 주저하듯 돌아보며 다시 고개를 돌려 저와 눈을 마주쳤습니다. 

소대장의 눈동자가 흔들리는 것이 보였고 동시에 우리둘은 아무말도 없이 그냥 막사로 뛰었습니다. 후방도로와 막사는 100m가 훨씬 넘는 거리였지만 그때 우리둘은 어느 육상선수보다도 더 빨리 달린 것 같습니다. 막사에 올라와서 전등불빛을 본 후 우리둘은 안심하며 막사에 들어가서 다시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그 61번 대기초소에서 저는 좌측 소대장은 우측을 다시 돌아보기로 했다고 위에서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그런데 순찰을 마친뒤 소대장이 61번초소가 있느 쪽의 후방도로를 따라 천천히 올라가고 있는데 철모를 눌러 쓴 군인이 총을 뒤에다 메고 조용히 따라오더랍니다. 

철모를 눌러 썻기에 얼굴은 보이지 않고 체격은 저와 비슷하면서 저는 원래 말을 잘 하지 않는 성격인데 그 군인 역시 말을 잘 하지 않더랍니다. 평소 목소리가 작아서 손동작과 몸짓을 동반하여 표현하는 걸 즐기는 저이기에 소대장은 그 철모를 눌러 쓴 군인이 저인줄 알았답니다. 

그래서 소대장은 그 군인에게 “어 부소대장 벌써 와? 순찰 안 돌고 그냥 이 쪽으로 왔구나? 그래 혼자가기 무서우니깐 그냥 같이 가자..”라고 이야기를 했답니다. 이에 철모를 눌러쓴 군인은 고개를 끄덕이며 소대장의 옆 한발짝 뒤편에서 계속 따라왔다고 합니다. 

소대장이 말을 걸면 계속하여 고개를 끄덕였다고 합니다. 말을 하지 않아 답답하여 말을 걸면 모기같은 목소리로 대답을 했다고 합니다. 평소 저도 모기같은 목소리에 말대답하는 것을 잘 하지 않아 여기까지는 비슷하다고도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다른 군인들과 다른 점이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총을 어깨 뒤로 총구를 아랫방향으로 향하여 크로스백을 메는 것처럼 메는 방법이었습니다. GOP에서 근무를 서는 군인들은 대게 총을 위로한 우로 어깨걸어총을 하는데 그 철모를 눌러쓴 군인은 제가 총을 메는 방식대로 총을 메었기에 소대장은 그 군인이 저라는 것에 한치의 의심도 없었다고 합니다. 

그리고는 나중에 알고 보니 소대장이 그날 오후의 일과시간에 작업간에 낫에 손을 베여 피를 정말 물 흐르듯 철철 흘렸다고 합니다. 이렇게 정체를 알 수 없는 군인을 보기 2일쯤 전부터 소대장은 막사에서 잠을 잘 때 가위에 눌리는 꿈과 함께 악몽을 꾸었다고 합니다. 

본인의 이야기로는 2~3일전부터 컨디션이 상당히 안 좋았고 몸이 상당히 피곤하였다고 합니다. 그때는 GOP에 투입된지 얼마 되지 않은 때여서 근무 및 막사가 돌아가는 체계를 하루라도 빨리 바로 잡기 위해 무척이나 노력을 한 상태였기 때문에 서로간에 피로가 누적된 상태였습니다. 

이 사실을 자신의 부모님한테 이야기하니 소대장 어머니께서 “원래 몸이 피곤하고 무척이나 지쳐 있으면 헛것이 보이는 거야”라며 이야기 했다고 합니다. 

저도 그 얘기를 듣고는 어느정도 소대장의 그 날의 상태와 앞뒤 전후의 모습을 연상해 보면 아마 그때 소대장이 무척이나 피곤하여 정말로 헛것을 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그리고 소대장과 부소대장의 이 어이없는 사건 얘기를 들은 소대원들은 얼굴없는 귀신이 꿈에 자주 출몰하던 그 61번초소에서 GOP생활이 끝나는 그 날까지 선잠이나 새우잠을 청하는 사람이 없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Posted by 전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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